2000년.. 초등학교 6학년때, 큰 고모부가 강아지 한마리를 맡겼었다. 빼빼마르고 더럽고.. 똥에서는 콩나물 냄새가 나는 병든 강아지였다. 그때야 워낙 강아지를 많이 키웠을때고, 키우다 죽은 강아지도 그만큼 많았을때라 정을 줄 생각도 없었고.. 그렇게 귀여운 강아지도 아니었고..

어느날 태권도학원을 갔다가 집에오니까, 아버지가 강아지 목욕을 시켜놓고 집안에다 풀어 놓았다. 씻기고 털정리좀 하니까 그렇게 이뻐보일수가 없었다. 이런 개를 버린 놈들한테도 화가 났었고, 그동안 발바리나 똥개, 진돗개 같은 개들만 키우던 나는 그래도 처음으로 나름 족보있는 시추를 키운다는거에 너무 기분이 좋았다.

기생충약도 먹이고, 주사도 맞히고, 어느정도 관리를 하니까 정말 이뻐서 어린 마음에 볼때마다 기분이 좋았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강아지들 하곤 사이가 안좋아서 매번 괴롭힌걸로 기억한다.

좁은 집에, 워낙 목소리가 큰 놈이라 손님이 오면 털날리고, 시끄럽고.. 게다가 오줌도 제대로 가리지 못해서 엄마는 엄마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항상 그렇게 살아왔다. 묶어서도 기르고 밖에서도 기르고 어디갈때 데려가기도 하고.. 추억은 정말 많다.

키운것만 12년.. 줏어온 강아지니 나이가 몇살인지 알수도 없다. 적어도 12살은 넘은 강아지.

내가 고등학교때 야자하고 집에오면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던 강아지, 내가 대학교때문에 대전에 내려가 있을때 집에 오면 누구보다 먼저 반겨주던 강아지, 군대에서 휴가 나올때마다 그 나쁜 머리로 주인인줄은 알고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던 강아지.

내가 군대에 있을때는 갑자기 쓰러져서 안락사를 시키려고 했단다. 그런데 주사를 들고 찾아온 의사를 보고 일어서서 뒤에 있는 아버지를 계속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는데, 나는 그 자리에 없었지만 그 마음이 느껴저서 더욱 잘해주고 싶었는데..

항상 혼내기만하고, 때리던 기억만 나고.. 제대로 먹고 싶은거 주지도 못하고.. 정말 몹쓸 주인이었는데도, 언제나 밖에 나갔다 오면, 누구보다 먼저와서 반겨주던 이쁜 강아지..

TV에 나오는 어떤 시추보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애고있는 멋진 강아지. 그저 오줌 가리는것과 먹을거 밝히는거만 고쳐주고 싶었는데..

요 근래 지병이던 심장병때문에 매일 쓰러지고 깨갱 거리고.. 얼마전에 체해서 먹을것도 제대로 먹지 못한채 빌빌 거리던.. 아버지가 겨우겨우 살려 놓았던 그래서 오늘 오전만해도 쌩쌩해서 나와 놀아주던 강아지.

앞머리가 톡 튀어나와서 이름을 짱구라고 지은 이쁜 강아지.. 내 동생..

그동안 구박도 많이 받고, 정말 고생했다. 별로 잘해주지도 못했고, 그러면서도 생색은 내던 못난 주인을 용서하렴. 암컷하나 제대로 소개시켜주지 못해서.. 언제나 마음이 아팠단다.

저 하늘에서는 언제나 행복하고.. 아프지 말고.. 먹고싶은 고기도 마음껏 먹고.. 그 좋아하던 귤도 많이 먹고..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행복한 곳에서.. 뛰어 놀면서 행복하게 살으렴..

12년간.. 미운정 고운정 많이 들었는데,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나의 동생아. 그간 고생했던 만큼 저 하늘에선 짓고 싶은 만큼 짓고.. 암컷들도 많이 만나고, 뛰어 놀고 있으렴. 외로워도 울지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

행복하렴.. 사랑한다 짱구야. 정말 행복해라. 여기에 있을때 보다 행복하게 잘 살렴. 너로 인해 행복했단다. 짱구야.. 사랑한다. 말해주지 못해 미안해..  정말..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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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잔인하고 냉정하다. 승자만이 살아남고 패자는 도태된다. 인간이라고 예외가 될 순 없다. 조금이라도 강한 사람이 오래 살아남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조용히 사라져 갈 뿐..

어제 故송지선 아나운서의 자살 소식은 나에게 있어 큰 충격이었다. 야구 팬으로써, 그리고 DC 인으로써, 그녀의 죽음에 나도 영향이 있진 않은가 조용히 자문해 보기도 했다.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었을 일인데…. 어째서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나야 했는가, 그게 너무 안타깝다.

최근 몇 년 동안 수많은 연예인이 스스로 우리 곁을 떠났다. 그 유명한 장국영부터 최진실까지…. 수많은 인기와 돈과 명예를 지녔던, 그 사람들도 결국 누군가의 비난과 실연, 그리고 현실의 아픔 속에서 숨을 거둘 수 밖에 없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다'라는 말이 있다. 현대사회의 단편을 표현해주는 가장 좋은 말이 아닌가 싶다. 이 세상은 누구보다 잔인하고 누구보다 냉정하지만, 또 누구보다 공정하다. 부모를 잘 만나서 출세하는 사람을 보면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 위에 세대, 또 그 위에 세대를 거듭해 가면, 결국 세상은 누구보다 공정하다는걸 알 수 있다. 세상은 선인과 악인을 구별하지 않으며, 강자와 약자를 구별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아남는다. 살아남은 누구 때문에 누가 죽었다고 한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므로….

조금 더 강해서 어떠한 비난과 고통 속에서도 살아남았어야 한다. 그리고 훗날 과거의 자신을 비웃어 주면 되는 거 아닌가…. 왜 그녀는 그러한 목적도, 삶의 의욕도 잃어버리고 자신과 가족에게, 그리고 그녀의 팬들에게 그 많은 슬픔과 고통을 주고 떠났을까….

네티즌과 야구팬들은 공통으로, 임태훈이 죗값을 치르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게 해결책이라고 볼 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태훈도 나름대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을 것이고, 또한 또 한 번의 비극이 일어나는 건 막아야 하지 않나 싶다.

결국, 우리는 아쉬운 사람을 잃었지만, 그러한 슬픔을 바탕으로 다시는 똑같은 피해자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인은 하찮은 실수에도 수많은 사람에게 욕을 먹고 비난을 받는다. 그리고 그 위치에 서보지 않았던 우리는 그러한 공인들의 심정을 알 수 없다. 최근 들어 연예인의 자살도 그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더욱 자제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스스로 자제하고 또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아무리 자신의 익명성이 보장된 사회라고 하더라도….

그리고 다시 한번 故송지선 아나운서의 명복을 빈다. 그 곳 에서는 이러한 아픔없이 행복하게 웃으면서 살수 있길 간절히 기도한다.





자우림 부터 시작해서 정말 많이 좋아했던 김윤아
노래를 들음으로 인해서 감동을 받을수 있다는걸 자우림과 김윤아를 통해서 처음 알았고.. 그 이후로 나는 지금까지 꾸준한 자우림의 팬이 되어있다.

가사 하나 하나가 주옥같은 자우림의 곡들.. 거기다 김윤아의 낭랑하면서도 활발한 목소리.. 그것이 나는 너무 좋았다.


 


물론, 김윤아의 외모 또한 당시에 나에겐 상당한 충격이었고.. 덕분에 김윤아 결혼소식을 들었을때 기분이 많이 안 좋았었다.. 거기다 결혼후 정말 닭살 스럽게 알콜달콩 잘사는걸 보면.. 팬으로써 좋아해야 되는건지.. 싫어해야 되는건지.. 라는 기분..

물론 지금은, 김윤아도 어느덧 중견가수가 되버렸고.. 요즘은 위대한 탄생에서 나오기까지 할 정도로 실력면에서도 인정하는 가수가 되었지만.. 아직도 나는 자우림 1집때에 김윤아의 앳되면서도 도발적인 가사가 너무나도 그립고.. 또 그런 가수들이 더 이상 나오질 않는게 너무나도 안타깝다. 

요 근래 들었던 김윤아의 노래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노래 하나를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겠다.


김윤아 - Going Home

동생을 생각하면서 노래를 썼다고 하는데.. 가사와 김윤아의 음색이 정말 슬프면서도 애틋해서, 듣고 있으면 가슴이 차분해지는게 딱 좋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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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한 이야기.  (0) 2011.04.16

시간이 지나서 읽으면 무언가 느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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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아하는.. 김윤아  (0) 2011.04.16



제 작 일  : 2011년 1월 14일
제작시간 : 약 2시간
제 작 툴  : SKETCHPAN + 광 마우스

우연히 알게된 스케치판, 비툴도 가능하긴 한데 아무래도 비툴 보단 이쪽이 더이것저것 옵션도 많고 해서 이쪽으로 택했다.

그리고 나서 소감은.. 마우스로는 절대 그림 그리지 말아야겠다는 점?

게다가 닷지와 번이 없느 터라.. 이런 류의 툴은 명암 넣을때 색 정하기가 힘들어서, 게다가 아무래도 툴의 성능 문제도 있고하니.. 

다 변명이고.. 실제로 스케치판 홈페이지에 가보면 걸작들이 상당히 많다. 내가 수채화같은 스타일의 색칠 방법을 할줄 몰라서 그런 것 뿐..

역시 이번에도 손 그리기가 힘들었다. 구도는 잡아놨는데 머리를 너무 크게 그린것도.. 중간에 깨달았지만 그냥 귀찮아서 대충 그렸다.

페르소나를 포함하여 여신전생 시리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다. 처음 접한건 진여신전생3 녹턴인데, 제대로 클리어까지 해본건 페르소나3 부터..

뭐 특징이라면, 아무래도 녹녹치 않은 난이도와 특유의 전투 스타일.. 덕분에 드퀘나 파판등의 평범한 JRPG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 여신전생 시리즈다. 스토리도 암울한게 내스타일이고..

특히 그중에서 페르소나 시리즈는 전투 할때마다 머리도 나름 굴려야 되고, 하여튼 클리어 까지 깨면서 쭉 즐거웠었다.

특히 FES는 내가 대학교 내려가기 약 1주일전부터 학교 내려가는 날까지 잠도 줄여가며 클리어했었고, 페르소나4는 군대가기 2주전부터 3일전까지 똥줄 타게 클리어 한 터라 더욱 기억에 남는 듯 하다.

뭐, 그건 그렇고.. 이 게임의 주제인 'Memento Mori'.. 

'너가 죽을것을 기억하라' 라는 뜻인데.. 그 덕분인지 공포 영화나 이렇게 암울한 게임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인데, 원래 뜻은 '너도 언젠가 죽을지도 모르니까, 우쭐하지 말고 겸손하게 지내라' 라는 로마시대 때의 말이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알게된 말로 지금의 나의 좌우명이기도 한데, 의외로 여러 매체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원래 뜻이 저렇긴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Memento Mori'의 참뜻은 이런게 아닌가 싶다.

"죽음은 피할수 없으니, 현재를 충실하고 즐겁게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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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kaki] 카우보이 비밥 스파이크  (0) 2010.10.12


올것 같지 않던 2011년이 찾아왔다.
2009년과 함께 내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1년이 아니었나 싶다.

꼭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것만은 아니다.
그냥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었던 한해 였다.

  대한민국의 남자로 태어나, 21년의 세월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죽을날보다 살날이 많다고 생각되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시련을 겪게 되는 그것이 '나'라고 생각한다. 고3때의 고통.. 재수할때의 고통을 겪으며 지금까지 잘 견뎌왔는데.. 앞으로 지금까지 견뎌온 고통보다 더욱 깊고도 힘든, 시련이 남아있다.

  이 시련을 겪고나면 나는 다시 태어날것이고, 그리고 이 시련보다 더한 시련을 이겨낼수있는 그런 강인한 마음이 생길거라고 믿기에, 나 스스로는 매일 숨통을 조이는 이 압박감때문에 미칠것같지만.. 그래도 누구나 가는 길이기에, 피할수 없는 길이기에.. 즐길수밖에 없을것같다.

  11월 18일, 그날이 오면 나는 지금까지 겪어온 사회가 아닌.. 폐쇄적이고도 답답하면서도 고독한 새로운 사회를 접하게 될것이고, 그 사회에서 낙오자가 되지 않고 남들처럼 견디고 살아온다면 누구나가 인정하는 진짜 남자가 될거라고 믿는다. 지금의 고통은 내가 진정한 사회를 겪고 그 사회에서 흘릴 눈물을 위한 예비 연습이라고 생각하며 견디도록 하겠다.

  때론 정말 도망치고 싶을만큼 힘들겠지만.. 아니 거의 매일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참다보면.. 그것이 하루가 되고 한달이 되고 일년이되고.. 그러다 보면 다시 이 날의 나의 기분을 추억하고, '그 땐 왜 그렇게 겁먹었을까. 바보처럼' 라는 마음을 가질 날이 곧 올거라고 믿는다.

  앞으로 남은 8일.. 하루하루가 길고도 짧은.. 소중한 시간이겠지만.. 훗.. 누군가가 그러지 않았는가..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 즐길수 없다면 견뎌라 라고. 견디고 또 견뎌보자.. 누구나가 갔다온길.. 나라고 못 갈것이라고 생각하는가.

2008년 입대하기 8일전 썼던 글이다.

지금 다시보면 정말로 한심하고 조잡한 글이지만, 이때가 지금보다 더 행복하지 않았나 싶다.

군대에 있을때는 전역만 하면 행복할줄 알았다.
막상 밖에 나와보니까 군대가 그립더라.
무엇때문에 나는 2년간 아무런 발전도 없이 침체 되어 이렇게 썩어 버린 걸까.

자식에게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을 보여줄수 밖에 없는 부모의 심정은 어떠한가, 그리고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고 억지로 웃어주는 나는 무슨 심정일까.

나는 한번도 부모님들을 미워해본적 없다. 나에겐 물려받을 재산도, 좋은 유전자도 없지만, 우리 부모님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래서 나에게 이런 압박감을 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 나이 먹도록 꿈을 생각 해본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
오로지 부모가 챙겨놓은 밥을 먹고, 부모가 원하는 길을 목표로 잡고, 아무런 계획도 삶의 이유도 모르고 살아온 쓰레기 같은 자식이 나라는 인간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요 몇달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생각을 다시 하지 않도록 지금의 모든 심정을 담아 이 글을 쓴다.

앞으로 어떠한 힘든 일과 더러운 일이 나를 조여 와도, 다시는 이런 글을 쓰지 않도록, 그런 모든 기운을 담아 새해를 맞이하여 글을 쓴다.

쓰다가 한번 날려먹어서 처음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하는 것도 아쉽지만 어짜피 다시는 쓸일도 볼일도 없는 글.

누군가가 보면 욕하더라도 그저 웃어 넘길수 있도록 나를 스스로 단련하는 새해가 될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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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꽃의 꽃말을 알고있는가..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며 실수를 한다. 그게 큰 실수일 수도 있고, 작은 실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간에 누구나 살면서 실수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며 거짓말을 한다. 누군가에게 악의적인 거짓말을 할 수도 있고, 누굴 위해 선의적인 거짓말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누가 실수를 하던, 거짓말을 하든 간에, 그 사람의 노력은 인정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나는 생각한다.

얼마 전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어쨌든 얼마 전에 네이버에 유명 블로거 한 명이 블로그를 폐쇄했다. 내가 그 블로그를 알게 된 건 5년이 넘었는데, 그 당시에도 그렇고 폐쇄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당히 유명한 블로그 중 하나였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그 아이와 사상이 비슷한 것도 아니었는데, 유독 그 블로그가 마음에 들었던 건 그 블로그에 깔끔함이었다.

블로그를 깔끔하게 다듬고 깔끔하게 포스팅을 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재능이다. 대부분 웹디자이너들도, 나 같은 아마추어들도 부러워할 그런 재능을 지녔었다.

그 아이의 포스팅은 솔직히 말해 내가 혐오하는 것들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그 아이의 깔끔하면서도 명료한 글들이 마음에 들었었고, 그래서 자주 찾았던 것 같다.

그 아이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자신을 어떤 불행에도 맞서고 결국엔 꿈을 좇아 멋지게 인생을 살아가는 여성을 표현했다. 솔직히 많이 과장된 점도 있었고, 조금 어색한 점도 있었지만 그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그 아이의 말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게 밝혀지기 전까진….인터넷 유명 블로거이자, 자신의 손 글씨체마저 폰트로 만들어 배포한데다가, 수많은 10대 후반 20대 초반 여학생들의 멘토였던 그 아이.

그 아이의 말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게 밝혀진 후, 수많은 사람이 그녀를 욕했다. 자신의 환상을 깨어버린 죄로, 사람들을 기만한 죄로,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환심과 동경심을 그저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는 죄로.

그 아이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사람들을 기만하고 속이는 건 정말로 나쁜 잘못이다. 내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는 살인이나 강도, 강간과 달리, 사기는 수많은 사람의 인생을 파괴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잘못은 물론 그런 큰일 과는 달랐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인터넷에서 일어날 수 있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잘못이다.

익명성이 보장된 사회에서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이미 그렇게 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 그중에서 그 아이는 그 강도가 심했을 뿐이고, 그것이 안 좋게 끝났을 뿐이지, 그 아이의 잘못뿐만은 아니라고 본다.

딱히 그 아이를 옹호하고 싶지는 않고, 그 아이의 잘못이 특히나 감수성이 예민한 많은 여학생에게 정신적인 피해를 줬다는 점에서 동정할 가치도, 그렇게 할 필요성도 못 느끼는 게 내 심정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 아이의 노력만은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그녀의 블로그에서 자신의 모습을 그렇게 위장했고 기만했는지는 나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적어도 그 아이의 노력은 그 블로그에 절실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 부분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었고, 그래서 그 아이의 블로그를 찾았던 것이다. 그 아이의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관리하던 그 블로그라는 그녀의 노력의 산물이 나는 너무나 마음에 들었었기에, 부러웠었기에 그녀의 블로그를 찾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기만이라는 안타까운 결말로 끝났지만, 나는 적어도 그 아이의 노력만은 존중해줬으면 한다. 그 아이의 그 노력마저 기만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수많은 사람이 그 아이를 거짓말쟁이라고, 사기꾼이라고 욕을 했다. 그 아이가 이루어낸 모든 일을 그 아이가 한 거짓말을 이유로 무시하고, 철저하게 파괴했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너무나 슬프고 가슴 아팠다.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는 사회, 그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사회일까….이 세상에는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저물어가는 인생이 수두룩하게 많다.

이 사회는 더 많이 노력한 사람이 인정받는 사회가 아니라, 더 좋은 삶을 선택받은 사람들이 인정받는 사회기 때문에….
노력하는 자들이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 더 좋은 집에서 태어난 자들이 성공할 수 있는 사회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몰락의 나는 동정한다. 그녀를 동정하는 게 아니라 그녀의 노력을 동정한다.

누구나 자신의 노력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빨리 찾아왔으면….그것이 지금의 내가 가진 유일한 바램이자, 가장 큰 소원이다.


공의경계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그대로 빠져버려서 애니 삼매경에 빠져 있다. 원래 취향 상 TV 시리즈보단 OVA 시리즈를 좋아하는 편인데 확실히 이번 공의경계의 퀄리티가 아주 좋은 편이었기 때문에 이런 취향이 굳혀지게 된듯하다.

OVA로 즐긴 작품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톱을 노려라 2 가 아닌가 싶다. 건버스터를 재미없게 본 터라, 기대도 안 했는데 실제로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빠져있었다. (뭐 그렇다고 감동을 했거나 한 건 아니다. 그냥 마음에 들었을 뿐)

나는 애니던 영화던 취향 타는 게 심한 편인데 멜로물은 절대 보지 않고, 뻔한 코미디물도 상당히 싫어한다. 이상하게 좀 시리어스한 내용을 좋아한다. 스릴러 라던가 미스터리 라던가….

매체를 즐김에 가장 중요한 건 재미라고 봤을 때, 내 취향은 내가 생각해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 뭐랄까. 간편하고 단순한 즐거움보단 오래 가슴에 남아 있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달까….

그렇다고 너무 울적한걸 좋아하는 건 아니다. 요즘에 접한 매체들 대부분이 주인공이 중2병인 찌질이들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작품은 정말 보기도 싫어질 정도로 안 좋아하는편. 그리고 모에모에 라거나 열혈열혈 이런 작품도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예외는 그렌라간)

애니 얘기로 돌아가면 원래 곤조를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망해서 좀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군대 가기 전에만 하더라도 나름 잘나가는 회사인거 같았는데….  그러고보니 ATLUS도 망하고…. 내가 좋아하는 회사들은 죄다 망하는 것 같네.

곤조가 망해서라기 보단, 곤조 다음이지만 그래도 좋아하던 BONES나 가이낙스 작품을 보는데, 아직 그렌라간->비밥->공의경계 같은 취향의 작품들이 안 나타나 는 것 같아 아쉽다.

사실 여태 애니메이션을 최종화까지 본건 어렸을 때부터 본 만화를 포함해도 100편정도인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무한의 리바이어스가 아닌가 싶다. 이후에 이만한 작품을 찾지 못하는 건지, 만들 사람들이 없어진건지….

개인적으로는 리바이어스가 리메이크 되었으면 하지만, 그런 작품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요즘 작품들은 죄다 모에모에라서 보는 사람 손발이 오그라드는 게, 좀 아쉽다. 물론 그게 상업적으로 유리하니까 그런 작품들이 나오는 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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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SM11682933라는 팬이 제작한 니코니코동화를 통해 올려진 매드무비로 초코링(Http://kck2090.egloos.com/)님이 자막을 제작하였다.

원제 :【ペルソナ3・ペルソナ4】未成年飲酒抑止PV たましいのさけ  (sm11682933)
(【페르소나3・페르소나4】미성년 음주 억제(억지) PV  혼의 술) 


장난아닌 손그림 매드입니다^ ^

무슨 노래인가 찾아보려고 하니 원본 노래는 아쉽게도 따로 정보를 찾을 수가 없네요.

p.s. 가사중에 놀자판은


대부분 장면이 직접 그려서 만들었는데, 거기에 배경음악까지 잘 어울려진 상당히 완성도가 높고, 개그요소도 많은 뛰어난 매드무비다.

P3,P3FES,P3P,P4를 모두 재미있게 즐긴 유저라면 곳곳에 드러나있는 개그 요소를 보며 즐겁게 시청할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P4를 재미있게 해서 그런지, P4 캐릭터들의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재미있게 나타나서 보는 내내 즐거웠다. 특히 후카와 유키코가 같이 있는 장면이라거나, 햄순이한테 도움을 요청하는 P4주인공이라거나..

단 너무 매니아틱한 개그와 일본문화를 모르면 도저히 알수 없는 장면도 있다는게 좀 아쉽다. 도대체 로봇댄스가 뭔지 알수가 없다..(?)

일단 한번 감상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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