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것 같지 않던 2011년이 찾아왔다.
2009년과 함께 내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1년이 아니었나 싶다.

꼭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것만은 아니다.
그냥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었던 한해 였다.

  대한민국의 남자로 태어나, 21년의 세월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죽을날보다 살날이 많다고 생각되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시련을 겪게 되는 그것이 '나'라고 생각한다. 고3때의 고통.. 재수할때의 고통을 겪으며 지금까지 잘 견뎌왔는데.. 앞으로 지금까지 견뎌온 고통보다 더욱 깊고도 힘든, 시련이 남아있다.

  이 시련을 겪고나면 나는 다시 태어날것이고, 그리고 이 시련보다 더한 시련을 이겨낼수있는 그런 강인한 마음이 생길거라고 믿기에, 나 스스로는 매일 숨통을 조이는 이 압박감때문에 미칠것같지만.. 그래도 누구나 가는 길이기에, 피할수 없는 길이기에.. 즐길수밖에 없을것같다.

  11월 18일, 그날이 오면 나는 지금까지 겪어온 사회가 아닌.. 폐쇄적이고도 답답하면서도 고독한 새로운 사회를 접하게 될것이고, 그 사회에서 낙오자가 되지 않고 남들처럼 견디고 살아온다면 누구나가 인정하는 진짜 남자가 될거라고 믿는다. 지금의 고통은 내가 진정한 사회를 겪고 그 사회에서 흘릴 눈물을 위한 예비 연습이라고 생각하며 견디도록 하겠다.

  때론 정말 도망치고 싶을만큼 힘들겠지만.. 아니 거의 매일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참다보면.. 그것이 하루가 되고 한달이 되고 일년이되고.. 그러다 보면 다시 이 날의 나의 기분을 추억하고, '그 땐 왜 그렇게 겁먹었을까. 바보처럼' 라는 마음을 가질 날이 곧 올거라고 믿는다.

  앞으로 남은 8일.. 하루하루가 길고도 짧은.. 소중한 시간이겠지만.. 훗.. 누군가가 그러지 않았는가..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 즐길수 없다면 견뎌라 라고. 견디고 또 견뎌보자.. 누구나가 갔다온길.. 나라고 못 갈것이라고 생각하는가.

2008년 입대하기 8일전 썼던 글이다.

지금 다시보면 정말로 한심하고 조잡한 글이지만, 이때가 지금보다 더 행복하지 않았나 싶다.

군대에 있을때는 전역만 하면 행복할줄 알았다.
막상 밖에 나와보니까 군대가 그립더라.
무엇때문에 나는 2년간 아무런 발전도 없이 침체 되어 이렇게 썩어 버린 걸까.

자식에게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을 보여줄수 밖에 없는 부모의 심정은 어떠한가, 그리고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고 억지로 웃어주는 나는 무슨 심정일까.

나는 한번도 부모님들을 미워해본적 없다. 나에겐 물려받을 재산도, 좋은 유전자도 없지만, 우리 부모님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래서 나에게 이런 압박감을 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 나이 먹도록 꿈을 생각 해본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
오로지 부모가 챙겨놓은 밥을 먹고, 부모가 원하는 길을 목표로 잡고, 아무런 계획도 삶의 이유도 모르고 살아온 쓰레기 같은 자식이 나라는 인간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요 몇달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생각을 다시 하지 않도록 지금의 모든 심정을 담아 이 글을 쓴다.

앞으로 어떠한 힘든 일과 더러운 일이 나를 조여 와도, 다시는 이런 글을 쓰지 않도록, 그런 모든 기운을 담아 새해를 맞이하여 글을 쓴다.

쓰다가 한번 날려먹어서 처음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하는 것도 아쉽지만 어짜피 다시는 쓸일도 볼일도 없는 글.

누군가가 보면 욕하더라도 그저 웃어 넘길수 있도록 나를 스스로 단련하는 새해가 될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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