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시절 일이다. 당시엔 정말 할일이 없고, 그렇다고 시간이 잘가는것도 아니라서 무언가에 열중하고 싶었다. 나는 원래부터 뭔가 끄적끄적 거리는걸 좋아했고, 덕분인지 글쓰는 능력만큼은 남들에게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블로그를 시작하려고 했었다. 사실 블로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네이버나 이글루스에서 조금씩 해왔지만, 당시 블로그 내용은 거의 오덕문화쪽 블로그였기 때문에; 이왕이면 뭔가 기억이 날때 마다 까먹지 않게 기록하기 위한 블로그를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네이버나 이글루스 보다, 서버도 좋으면서도 가입조건이 있어 나름 레어성(?)이 있는 티스토리를 선택했다.

 

인간은 모두 무엇인가를 모으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돈,힘 아니면 명예일 경우가 많지만, 그런 큰 것들이 아닌 작은것 (예를 들면 우표라던가, 게임CD라던가, 책이라던가)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망일 것이다. 나의 경우는 블로그를 통해서 내가 해온 일들을 저장하여 나중에 추억거리로 남기고 싶었다. 영화나 책, 혹은 애니메이션을 보고 감상문을 적는다던가, 게임을 클리어하는 동영상을 찍어 블로그에 올린다던가 하는 그런 일상적이면서도 평범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란 인간에 본질은 '게으름' 이기 때문에 당연히 처음 시작과는 달리 얼마 안되서 귀찮음을 느끼고 블로그 관리를 하지 않았다. 뭐 지금 당장 근성만 발휘된다면 약 2년간에 봤던것들, 혹은 해왔던 것들을 블로그에 담는것도 어려운것은 아닌데, 귀찮아서 미루다 보니 더 귀찮아져서 관리를 안하고 있다.

 

얼마전에 내 블로그가 해킹된 적이 있었다. 한 6개월 전쯤인데, 블로그에 접속하니까 이상한 광고 배너만 뜨고 글 내용도 바카라 어쩌고 저쩌고가 되어있길래 스킨까지 싹 갈면서 다시 만들었는데, 요새 네이버라던가 다음이라던가 자꾸 해킹이 되는데,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좀비 컴퓨터가 된건지, 아니면 네이버나 다음이 중국산에 해킹을 당하기라도 한건지..

 

어찌 됬던 간에 잡스러운 글 하나 남긴다. 대충 끄적거린 글이지만 나중에 읽어보면 무언가 남는게 있을지도 모르고, 다시 관리하게 될지도 모르고..


2000년.. 초등학교 6학년때, 큰 고모부가 강아지 한마리를 맡겼었다. 빼빼마르고 더럽고.. 똥에서는 콩나물 냄새가 나는 병든 강아지였다. 그때야 워낙 강아지를 많이 키웠을때고, 키우다 죽은 강아지도 그만큼 많았을때라 정을 줄 생각도 없었고.. 그렇게 귀여운 강아지도 아니었고..

어느날 태권도학원을 갔다가 집에오니까, 아버지가 강아지 목욕을 시켜놓고 집안에다 풀어 놓았다. 씻기고 털정리좀 하니까 그렇게 이뻐보일수가 없었다. 이런 개를 버린 놈들한테도 화가 났었고, 그동안 발바리나 똥개, 진돗개 같은 개들만 키우던 나는 그래도 처음으로 나름 족보있는 시추를 키운다는거에 너무 기분이 좋았다.

기생충약도 먹이고, 주사도 맞히고, 어느정도 관리를 하니까 정말 이뻐서 어린 마음에 볼때마다 기분이 좋았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강아지들 하곤 사이가 안좋아서 매번 괴롭힌걸로 기억한다.

좁은 집에, 워낙 목소리가 큰 놈이라 손님이 오면 털날리고, 시끄럽고.. 게다가 오줌도 제대로 가리지 못해서 엄마는 엄마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항상 그렇게 살아왔다. 묶어서도 기르고 밖에서도 기르고 어디갈때 데려가기도 하고.. 추억은 정말 많다.

키운것만 12년.. 줏어온 강아지니 나이가 몇살인지 알수도 없다. 적어도 12살은 넘은 강아지.

내가 고등학교때 야자하고 집에오면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던 강아지, 내가 대학교때문에 대전에 내려가 있을때 집에 오면 누구보다 먼저 반겨주던 강아지, 군대에서 휴가 나올때마다 그 나쁜 머리로 주인인줄은 알고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던 강아지.

내가 군대에 있을때는 갑자기 쓰러져서 안락사를 시키려고 했단다. 그런데 주사를 들고 찾아온 의사를 보고 일어서서 뒤에 있는 아버지를 계속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는데, 나는 그 자리에 없었지만 그 마음이 느껴저서 더욱 잘해주고 싶었는데..

항상 혼내기만하고, 때리던 기억만 나고.. 제대로 먹고 싶은거 주지도 못하고.. 정말 몹쓸 주인이었는데도, 언제나 밖에 나갔다 오면, 누구보다 먼저와서 반겨주던 이쁜 강아지..

TV에 나오는 어떤 시추보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애고있는 멋진 강아지. 그저 오줌 가리는것과 먹을거 밝히는거만 고쳐주고 싶었는데..

요 근래 지병이던 심장병때문에 매일 쓰러지고 깨갱 거리고.. 얼마전에 체해서 먹을것도 제대로 먹지 못한채 빌빌 거리던.. 아버지가 겨우겨우 살려 놓았던 그래서 오늘 오전만해도 쌩쌩해서 나와 놀아주던 강아지.

앞머리가 톡 튀어나와서 이름을 짱구라고 지은 이쁜 강아지.. 내 동생..

그동안 구박도 많이 받고, 정말 고생했다. 별로 잘해주지도 못했고, 그러면서도 생색은 내던 못난 주인을 용서하렴. 암컷하나 제대로 소개시켜주지 못해서.. 언제나 마음이 아팠단다.

저 하늘에서는 언제나 행복하고.. 아프지 말고.. 먹고싶은 고기도 마음껏 먹고.. 그 좋아하던 귤도 많이 먹고..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행복한 곳에서.. 뛰어 놀면서 행복하게 살으렴..

12년간.. 미운정 고운정 많이 들었는데,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나의 동생아. 그간 고생했던 만큼 저 하늘에선 짓고 싶은 만큼 짓고.. 암컷들도 많이 만나고, 뛰어 놀고 있으렴. 외로워도 울지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

행복하렴.. 사랑한다 짱구야. 정말 행복해라. 여기에 있을때 보다 행복하게 잘 살렴. 너로 인해 행복했단다. 짱구야.. 사랑한다. 말해주지 못해 미안해..  정말.. 진심으로..


 


복학하고 왠만해선 이제는 게임 안해야지 하다가..

어쩌다 접한 게임인데.. 중독성이 쩔어서.. 나의 인생은 점점 나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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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것 같지 않던 2011년이 찾아왔다.
2009년과 함께 내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1년이 아니었나 싶다.

꼭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것만은 아니다.
그냥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었던 한해 였다.

  대한민국의 남자로 태어나, 21년의 세월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죽을날보다 살날이 많다고 생각되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시련을 겪게 되는 그것이 '나'라고 생각한다. 고3때의 고통.. 재수할때의 고통을 겪으며 지금까지 잘 견뎌왔는데.. 앞으로 지금까지 견뎌온 고통보다 더욱 깊고도 힘든, 시련이 남아있다.

  이 시련을 겪고나면 나는 다시 태어날것이고, 그리고 이 시련보다 더한 시련을 이겨낼수있는 그런 강인한 마음이 생길거라고 믿기에, 나 스스로는 매일 숨통을 조이는 이 압박감때문에 미칠것같지만.. 그래도 누구나 가는 길이기에, 피할수 없는 길이기에.. 즐길수밖에 없을것같다.

  11월 18일, 그날이 오면 나는 지금까지 겪어온 사회가 아닌.. 폐쇄적이고도 답답하면서도 고독한 새로운 사회를 접하게 될것이고, 그 사회에서 낙오자가 되지 않고 남들처럼 견디고 살아온다면 누구나가 인정하는 진짜 남자가 될거라고 믿는다. 지금의 고통은 내가 진정한 사회를 겪고 그 사회에서 흘릴 눈물을 위한 예비 연습이라고 생각하며 견디도록 하겠다.

  때론 정말 도망치고 싶을만큼 힘들겠지만.. 아니 거의 매일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참다보면.. 그것이 하루가 되고 한달이 되고 일년이되고.. 그러다 보면 다시 이 날의 나의 기분을 추억하고, '그 땐 왜 그렇게 겁먹었을까. 바보처럼' 라는 마음을 가질 날이 곧 올거라고 믿는다.

  앞으로 남은 8일.. 하루하루가 길고도 짧은.. 소중한 시간이겠지만.. 훗.. 누군가가 그러지 않았는가..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 즐길수 없다면 견뎌라 라고. 견디고 또 견뎌보자.. 누구나가 갔다온길.. 나라고 못 갈것이라고 생각하는가.

2008년 입대하기 8일전 썼던 글이다.

지금 다시보면 정말로 한심하고 조잡한 글이지만, 이때가 지금보다 더 행복하지 않았나 싶다.

군대에 있을때는 전역만 하면 행복할줄 알았다.
막상 밖에 나와보니까 군대가 그립더라.
무엇때문에 나는 2년간 아무런 발전도 없이 침체 되어 이렇게 썩어 버린 걸까.

자식에게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을 보여줄수 밖에 없는 부모의 심정은 어떠한가, 그리고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고 억지로 웃어주는 나는 무슨 심정일까.

나는 한번도 부모님들을 미워해본적 없다. 나에겐 물려받을 재산도, 좋은 유전자도 없지만, 우리 부모님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래서 나에게 이런 압박감을 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 나이 먹도록 꿈을 생각 해본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
오로지 부모가 챙겨놓은 밥을 먹고, 부모가 원하는 길을 목표로 잡고, 아무런 계획도 삶의 이유도 모르고 살아온 쓰레기 같은 자식이 나라는 인간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요 몇달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생각을 다시 하지 않도록 지금의 모든 심정을 담아 이 글을 쓴다.

앞으로 어떠한 힘든 일과 더러운 일이 나를 조여 와도, 다시는 이런 글을 쓰지 않도록, 그런 모든 기운을 담아 새해를 맞이하여 글을 쓴다.

쓰다가 한번 날려먹어서 처음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하는 것도 아쉽지만 어짜피 다시는 쓸일도 볼일도 없는 글.

누군가가 보면 욕하더라도 그저 웃어 넘길수 있도록 나를 스스로 단련하는 새해가 될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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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경계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그대로 빠져버려서 애니 삼매경에 빠져 있다. 원래 취향 상 TV 시리즈보단 OVA 시리즈를 좋아하는 편인데 확실히 이번 공의경계의 퀄리티가 아주 좋은 편이었기 때문에 이런 취향이 굳혀지게 된듯하다.

OVA로 즐긴 작품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톱을 노려라 2 가 아닌가 싶다. 건버스터를 재미없게 본 터라, 기대도 안 했는데 실제로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빠져있었다. (뭐 그렇다고 감동을 했거나 한 건 아니다. 그냥 마음에 들었을 뿐)

나는 애니던 영화던 취향 타는 게 심한 편인데 멜로물은 절대 보지 않고, 뻔한 코미디물도 상당히 싫어한다. 이상하게 좀 시리어스한 내용을 좋아한다. 스릴러 라던가 미스터리 라던가….

매체를 즐김에 가장 중요한 건 재미라고 봤을 때, 내 취향은 내가 생각해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 뭐랄까. 간편하고 단순한 즐거움보단 오래 가슴에 남아 있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달까….

그렇다고 너무 울적한걸 좋아하는 건 아니다. 요즘에 접한 매체들 대부분이 주인공이 중2병인 찌질이들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작품은 정말 보기도 싫어질 정도로 안 좋아하는편. 그리고 모에모에 라거나 열혈열혈 이런 작품도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예외는 그렌라간)

애니 얘기로 돌아가면 원래 곤조를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망해서 좀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군대 가기 전에만 하더라도 나름 잘나가는 회사인거 같았는데….  그러고보니 ATLUS도 망하고…. 내가 좋아하는 회사들은 죄다 망하는 것 같네.

곤조가 망해서라기 보단, 곤조 다음이지만 그래도 좋아하던 BONES나 가이낙스 작품을 보는데, 아직 그렌라간->비밥->공의경계 같은 취향의 작품들이 안 나타나 는 것 같아 아쉽다.

사실 여태 애니메이션을 최종화까지 본건 어렸을 때부터 본 만화를 포함해도 100편정도인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무한의 리바이어스가 아닌가 싶다. 이후에 이만한 작품을 찾지 못하는 건지, 만들 사람들이 없어진건지….

개인적으로는 리바이어스가 리메이크 되었으면 하지만, 그런 작품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요즘 작품들은 죄다 모에모에라서 보는 사람 손발이 오그라드는 게, 좀 아쉽다. 물론 그게 상업적으로 유리하니까 그런 작품들이 나오는 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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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참 아름답다.
비오는 날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면

무수히 떨어지는 빗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그 찬란한 생명의 불빛을 밝힌다.

가끔 밤바람을 새며
동네를 한바퀴 도는데..

공원 어귀마다
이름없는 풀꽃들이
그 강인한 생명으로 꿋꿋히 자기의 존재를 알린다.

이름없이 사라지는 건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는 건
얼마나 아픈 일인가.

비오는 가을 밤..
문득 우울한 마음이 들어

나태해진 나에게 채찍질을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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