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꽃의 꽃말을 알고있는가..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며 실수를 한다. 그게 큰 실수일 수도 있고, 작은 실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간에 누구나 살면서 실수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며 거짓말을 한다. 누군가에게 악의적인 거짓말을 할 수도 있고, 누굴 위해 선의적인 거짓말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누가 실수를 하던, 거짓말을 하든 간에, 그 사람의 노력은 인정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나는 생각한다.

얼마 전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어쨌든 얼마 전에 네이버에 유명 블로거 한 명이 블로그를 폐쇄했다. 내가 그 블로그를 알게 된 건 5년이 넘었는데, 그 당시에도 그렇고 폐쇄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당히 유명한 블로그 중 하나였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그 아이와 사상이 비슷한 것도 아니었는데, 유독 그 블로그가 마음에 들었던 건 그 블로그에 깔끔함이었다.

블로그를 깔끔하게 다듬고 깔끔하게 포스팅을 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재능이다. 대부분 웹디자이너들도, 나 같은 아마추어들도 부러워할 그런 재능을 지녔었다.

그 아이의 포스팅은 솔직히 말해 내가 혐오하는 것들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그 아이의 깔끔하면서도 명료한 글들이 마음에 들었었고, 그래서 자주 찾았던 것 같다.

그 아이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자신을 어떤 불행에도 맞서고 결국엔 꿈을 좇아 멋지게 인생을 살아가는 여성을 표현했다. 솔직히 많이 과장된 점도 있었고, 조금 어색한 점도 있었지만 그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그 아이의 말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게 밝혀지기 전까진….인터넷 유명 블로거이자, 자신의 손 글씨체마저 폰트로 만들어 배포한데다가, 수많은 10대 후반 20대 초반 여학생들의 멘토였던 그 아이.

그 아이의 말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게 밝혀진 후, 수많은 사람이 그녀를 욕했다. 자신의 환상을 깨어버린 죄로, 사람들을 기만한 죄로,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환심과 동경심을 그저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는 죄로.

그 아이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사람들을 기만하고 속이는 건 정말로 나쁜 잘못이다. 내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는 살인이나 강도, 강간과 달리, 사기는 수많은 사람의 인생을 파괴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잘못은 물론 그런 큰일 과는 달랐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인터넷에서 일어날 수 있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잘못이다.

익명성이 보장된 사회에서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이미 그렇게 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 그중에서 그 아이는 그 강도가 심했을 뿐이고, 그것이 안 좋게 끝났을 뿐이지, 그 아이의 잘못뿐만은 아니라고 본다.

딱히 그 아이를 옹호하고 싶지는 않고, 그 아이의 잘못이 특히나 감수성이 예민한 많은 여학생에게 정신적인 피해를 줬다는 점에서 동정할 가치도, 그렇게 할 필요성도 못 느끼는 게 내 심정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 아이의 노력만은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그녀의 블로그에서 자신의 모습을 그렇게 위장했고 기만했는지는 나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적어도 그 아이의 노력은 그 블로그에 절실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 부분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었고, 그래서 그 아이의 블로그를 찾았던 것이다. 그 아이의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관리하던 그 블로그라는 그녀의 노력의 산물이 나는 너무나 마음에 들었었기에, 부러웠었기에 그녀의 블로그를 찾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기만이라는 안타까운 결말로 끝났지만, 나는 적어도 그 아이의 노력만은 존중해줬으면 한다. 그 아이의 그 노력마저 기만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수많은 사람이 그 아이를 거짓말쟁이라고, 사기꾼이라고 욕을 했다. 그 아이가 이루어낸 모든 일을 그 아이가 한 거짓말을 이유로 무시하고, 철저하게 파괴했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너무나 슬프고 가슴 아팠다.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는 사회, 그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사회일까….이 세상에는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저물어가는 인생이 수두룩하게 많다.

이 사회는 더 많이 노력한 사람이 인정받는 사회가 아니라, 더 좋은 삶을 선택받은 사람들이 인정받는 사회기 때문에….
노력하는 자들이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 더 좋은 집에서 태어난 자들이 성공할 수 있는 사회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몰락의 나는 동정한다. 그녀를 동정하는 게 아니라 그녀의 노력을 동정한다.

누구나 자신의 노력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빨리 찾아왔으면….그것이 지금의 내가 가진 유일한 바램이자, 가장 큰 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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